오랜만에 쓰는 고등학교 수학 글이다. 수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과외와 학원 일을 많이 했는데, 전공자의 눈으로 중고등학교 수학을 다시 보니, 교과서가 허점이 많다는 걸 알았다. 일반 사설 문제집도 가끔씩 잘못된 문제(problem)들이 나오는데, 그 문제(problem)가 잘못되었단 걸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 진짜 문제(issue)다.


오늘 그 중 하나를 이야기해보자.





내용 : 수열의 부분합과 일반항의 관계.



$$a_{n}=f(n)$$


일때,


$$S_{n}=\sum_{k=1}^{n}{a_n}$$


이라 하자. 이 Sn을 부분합(partial sum)이라 한다.


부분합에는 다음과 같은 정리가 있다.


$$\begin{align}S_{n}-S_{n-1}&=a_{n}\mbox{ (n}\ge2\mbox{)}\\a_{1}&=S_{1}\end{align}$$


증명이 어렵지는 않으니, 생략하고.


한가지 의아한 점이 있다. 왜 n이 2이상이어야 할까? 아, 물론 n = 1이면 S_0이 나오고 이것은 정의한 내용이 아니므로 n이 2이상이어야 한다. 그럼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mbox{Let } S_{n}=n^{2}+4n\mbox{, then find } a_{n}$$

$$\begin{align}S_{n}-S_{n-1}&=n^{2}+4n-(n-1)^{2}-4(n-1)\\ &=2n+3\\&=a_{n}\mbox{ for } n\ge 2\end{align}$$

$$S_{1}=a_{1}=5 \mbox{이고 } n\mbox{이 } 1\mbox{일때, }\ 2n+3=5 \mbox{이므로 } a_{n}=2n+3, n\ge1$$

 

음.. 즉, 부분합의 차를 이용해서 일반항을 구하는 것은 초항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든데, 부분합의 n에 1을 대입하면 초항이 나오니까 초항과 두번째항이 부분합으로 구한 일반항의 규칙을 만족하는지 검사했더니 잘 되어서 답을 이렇게 냈다.


그럼 다음 문제를 보자.


$$\begin{align}

S_{n}=2n^{2}-n+2, a_{n}=?
\end{align}$$

$$\begin{align}
&\mbox{이전 문제와 같이 풀면, } a_{n}=4n-3, n\ge2 \mbox{ 그리고 } 3=a_{1}=S_{1}\neq=4\times1-3=1 \\
&\mbox{따라서 } a_{n}=4n-3, n>1, \mbox{그리고 } a_{1}=3
\end{align}$$


1번 문제와 비교를 해보니, 수열의 부분합이 n에 대한 2차식이고 상수항이 0이면 초항부터 규칙을 따르는 등차수열이고 상수항이 0이 아니면 두번째 항부터 규칙을 따르는 등차수열이라고 결론을 지을 수 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가르친다. 하.지.만.


.

.

.

.

.


다음과 같은 수열을 생각해보자.


$$
a_{1}=3, a_{2}=1, a_{n}=n n>2 \mbox{이면}\\
\begin{align}
S_{n}&=(a_{1}+a_{2})+a_{3}+\cdots+a_{n}\\
&=4+\left\{\frac{n(n+1)}{2}-3\right\}\\
&=\frac{n(n+1)}{2}+1
\end{align}$$


위 수열에서 부분합만 가지고 앞의 두 문제처럼 풀어보자.


$$\begin{align}
&S_{n}=n(n+1)/2+1 \mbox{이면, }\\
&a_{n}=S_{n}-S_{n-1}=n, n\ge2\mbox{이다.}\\
&\mbox{그런데 } a_{1}=S_{1}=2\neq1\mbox{인데, }\\
&a_{n}=n, n>1 \mbox{이고 } a_{1}=2 \mbox{이므로 모순}
\end{align}$$


응? 


이해가 가는가?


내가 제시한 수열은 두번째 항까지는 등차수열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기존 풀이로 접근하면 틀릴 수 밖에 없다.


기존 교과서 내용 중 수학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수열은 얼마든지 규칙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 반드시 초항만 규칙을 따르지 않고 두번째 항부터 규칙을 따르라는 법이 없기 때문에


$$\begin{align}
S_{n}-S_{n-1}&=a_{n}, n\ge2\\
a_{1}&=S_{1}
\end{align}$$


여기에서 n ≥ 2 이 부분이 잘못되었다. 사실은 처음부터 몇번째 항까지 규칙을 따르지 않는지 명시해야 한다.


물론, 교과과정에서 초항이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것만 명시적으로 가르친다면 상관없지만 그런 설명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때문일까? 수능에서는 이런 문제가 제대로 나온 적이 없다. 왜냐? 수능은 항상 논란거리를 만들지 않아야 하니까. 혹시 나왔었다면, 그 해 평가원 수준이 딱 그 수준인거다.


실제로 수학에서, 어떤 규칙 A를 따르는 수열을 A sequence라고 한다면 규칙 A를 유한개의 항을 제외한 나머지에서 따르는 수열은 quasi-A sequence 와 같이 quasi, pseudo- 등을 사용해 이름 붙이기도 한다. 우리가 살펴본 마지막 예제는 처음 2개의 항은 등차수열의 규칙을 따르지 않으므로 임의로 quasi-arithmetic sequence라고 불러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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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aumgarten 2016.04.15 01:16 신고

    만약 그러면 처음 m개의 항이 임의로 설정되었다면
    "S_n 마이너스 S_n-1 = a_n (n은 m+1이상)
    a_1 은 뭐 a_2 는 뭐 ... a_m은 뭐"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나요

  2. catchess 2016.04.15 21:15 신고

    교재의 설명이 그렇게 되어있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출제 유형에 맞춰 쉽게 설명했다고 하면 이해가 돼요.

    실제로 현장에서 그렇게 안가르쳐요. 단순히 변수n에 대한 수열이라고 하지않고, 정확히 등차수열, 자연수 제곱의 합, 세제곱의 합 등으로 규칙을 명시합니당.

    물론 수열의 일부가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을 새로운 수열로 간주하라는 것도 늘 얘기하는 부분. 특별한 설명이 없다면 출제유형도 일반항의 형식으로 n의 범위 안에서 등차임을 전제로 합니다.

  3. 2016.05.14 00:35 신고

    맨 마지막 Sn = n(n+1)/2 + 1 식에 n= 1, 2를 넣으면 a1 =2, a2 = 2 나옴.
    즉 Sn 식을 잘못구함 ㅅㄱ

    • 2016.05.14 00:39 신고

      그냥 가려다가 논란의 여지 없이 확실히하자면 여기서 Sn은 3이상의 n에서 정의되기 때문에 an을 저딴식으로 계산하면 안됨.
      덧붙이자면 고등학교 문제에서는 Sn 식이 n=1, 2, ... 다 성립하는걸로 주어지기 때문에 결국 글쓴이의 논조는 빗나감 ㅅㄱ

    • 글쓴이 2016.05.14 01:50 신고

      그래 수고했다.

나는 핸드폰을 잘 잃어버린다. 그리고 잘 떨어뜨려서 금방 고장이 나거나 핸드폰이 느려진다거나 한다. 그래서 핸드폰 2대 할부값을 내면서 몇년간 살아왔다. 지금 핸드폰도 이전 핸드폰 할부가 1년 남았을때, 분실해서 급하게 장만한 핸드폰이다. 급하게 사다보니 항상 호갱이 되곤 했다. 이 핸드폰 또한 많이 떨어뜨려서 액정에 금이 갔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기어코 할부를 다 채우고 다음번 핸드폰은 꼭 호갱되지 않고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기에 할부가 끝나는 7월까지 잘 버티고 있다. 좀 더 조심해서인지 요즘에는 잘 떨어뜨리지도 않는다.


올해 2월에 졸업을 하고 졸업 기념으로 핸드폰을 살까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들렀다. 생각보다 할부와 위약금이 쎄서 그냥 돌아왔다. 그러나 짧은 시간동안이었지만 핸드폰 판매원들이 보여준 기분 나쁜 태도와 그들의 판매방식에 드는 의문점들이 머리 속에 많이 남았다.


그래서 어떻게 핸드폰을 사야 잘 사는 것일까 생각해봤다.


핸드폰 판매 방식에는 때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다. 보조금도 시시때때로 변하고 통신사의 여러 정책도 변한다. 이런 변화에 맞춰서 최적의 (at least locally) 구입 기준을 세우는 일은 일년에 핸드폰 한두번 살까말까한 일반 시민들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그래서 기업의 이러한 핸드폰 판매 정책들에 의존하지 않는 나만의 합리적인 구입 기준을 만들어봤다.


핸드폰 기기 가격 = X

선택약정 지원금 = A

지원금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요금제 = B

위 요금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기간 = T

페이백 = C

현재 자신의 요금제 또는 적정 요금제 가격 = D


24개월 할부 기준 실제 소비자 부담액 = X - A + B * T - C - D * 24


적용 예)

핸드폰 기기 출고가격 X를 830,000원, 선택약정할인 A는 318,000원, 이에 따른 의무사용 요금제 B가 월 59,900원이고 페이백으로 350,000원이다. 그리고 의무사용 요금제는 24개월이라고 하자. (실제로 나에게 판매하려던 사람은 무조건 24개월간 59,900원 요금제를 써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핸드폰을 사려는 사람의 적정요금제 D는 34,000원일때 실제 24개월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약 76만원이다. 그러나 이 당시 판매원이 주장하는 실제 소비자 부담액은 약 16만원이었다.


여기서 약정요금제와 현재 소비자의 요금제를 왜 방정식에 넣었냐면,


만약에 34,000원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핸드폰 기기를 싸게 사기 위해 59,900원 요금제를 쓴다면 실제로 59,900 - 34,000 = 25,900원을 매달 추가로 지불하는 것인데, 이게 사실상 기기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돈이므로 기기값의 일부로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핸드폰 판매원들이 하는 말을 다 믿지말고 실제로 자신의 소득-지출 밸런스를 고려해서 계산하는 것이 그들의 게임에 놀아나지 않는 법일 것이다.


이번 7월에는 꼭 호갱이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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